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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에노믹스와 한국경제] 4 - 일본 증시 활황을 교훈삼아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해법을 찾을 수 있을까?

본 글은, 2025년 10월 27일 매일경제와의 서면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글입니다. 관련 기사는 말미에 추가해 두었으니, 관심이 있는 분들의 많은 참고 바랍니다.

질의 4. 최근 일본 증시는 3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활황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케이치노믹스가 강조하는 내수 활성화와 기업 투자 촉진책이 이런 흐름에 어떤 영향을 줬다고 분석하십니까? 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어려움을 겪는 한국 증시가 일본의 사례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일까요?

 

1. 반등의 서막과 남겨진 과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최근 일본 닛케이 225 지수가 34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활황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닛케이의 부활을 단순히 엔저 효과나 외국인 자금의 일시적 유입으로만 설명하는 것은 본질을 놓치는 것이다. 물론 엔저로 인한 수출 기업의 실적 개선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환차익 기대 심리가 중요한 기폭제가 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더 깊은 이면에는 아베노믹스의 세 번째 화살*이었던 구조개혁의 일환으로, 지난 10여 년간 꾸준히 추진되어 온 기업 거버넌스 개혁이라는 근본적인 동력이 자리 잡고 있다.

 

  일본 정부와 도쿄증권거래소(TSE)2012년을 기점으로 스튜어드십 코드와 기업지배구조 코드를 도입하고, 특히 주가순자산비율(PBR)1배 미만인 상장사들을 상대로 자본 효율성을 개선하고 주주환원을 확대하라는 구체적이고 지속적인 압력을 가해왔다. 이러한 끈질긴 노력은 일본 기업들의 경영 관행을 점진적으로 변화시켰다. 기업들은 배당을 늘리고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으며, 이는 워런 버핏과 같은 장기 가치 투자자들이 일본 시장의 체질 개선을 확신하고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아베노믹스의 세 개의 화살 : 하나의 화살은 약하지만, 세 개의 화살은 잘 부러지지 않는다는 이솝우화로부터 만들어진 일본의 관용표현
1) 첫 번째 화살 : 통화정책 - 엔화의 유통량을 늘리는 양적완화를 통해 유동성을 높임
2) 두 번째 화살 : 재정정책 - 채권 발행을 통해 경기를 부양
3) 세 번째 화살 : 구조개혁 - 규제 개혁 및 일본 경제의 체질 개선을 통해 근본적인 성장 동력을 재정립
    (국가경제특구 정책, 여성 및 노인인력 활용 확대, 원전 재가동, 이민 완화를 통한 인구증가)

 

2. ‘코리아 디스카운트’: 뿌리 깊은 불신과 구조적 문제

 

  한국 증시는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초로 4,000포인트를 돌파하며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했다. 오랫동안 한국 자본시장을 짓눌러왔던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기대감이 시장에 확산되고 있다.

 

코스피 4,000을 돌파한 한국 증시

 

  최근 인공지능(AI) 기술 혁신이 촉발한 글로벌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한국 증시를 견인하고 있으며 여기에 더해,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미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받는 조선(마스가 프로젝트), 방산, 원전, 전력 인프라 등 특정 섹터의 구조적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다. 또한, 정부가 추진해 온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 특히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로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고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개선된 무역수지와 기업 실적 또한 증시 상승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한국 증시의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다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완전히 극복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그 근본 원인으로는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 ▲불투명한 지배구조 ▲낮은 배당 성향 등 후진적인 기업 거버넌스가 지목된다.

 

  한국 기업, 특히 재벌 대기업들은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주주환원보다는 경영권 승계나 무리한 사업 확장에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일반 주주의 이익이 대주주의 이익과 일치하지 않는 심각한 대리인 문제를 야기하며, 국내외 투자자들의 불신을 초래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해 왔던 것이다.

 


 

3. 반등의 이면: 여전히 유효한 일본의 교훈

 

  현재의 상승세가 지속 가능한 추세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일본의 사례를 다시 한 번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일본 닛케이 지수의 부활은 단기적인 경기 부양이나 엔저 효과에만 기댄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아베노믹스 시대부터 10년 이상 끈질기게 추진해 온 기업 거버넌스 개혁의 결과물이었다. 특히 도쿄증권거래소가 PBR 1배 미만 기업들을 지속적으로 압박하며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낸 것이 주효했다.

 

  이에 비하면 한국의 변화는 이제 막 첫걸음을 뗀 수준이다. 과거 정부가 추진했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상법 개정과 같은 근본적인 수술을 회피한 채 기업의 자율에만 맡기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일본의 정책을 피상적으로 흉내 낸 내용 없는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최근의 상법 개정은 분명 의미 있는 진전이지만, 이것이 기업 경영의 관행과 문화 전반을 바꾸는 데까지 이어지려면 앞으로도 지난한 과정이 남아있다.

 


 

4.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과제: 구조적 개혁의 필요성

 

  현재의 증시 활황이 특정 산업의 호황이나 일시적인 정책 효과에 그치지 않고 한국 경제의 구조적인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되어 온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 불투명한 지배구조, 낮은 주주환원율과 같은 문제들은 법 개정만으로 하루아침에 사라지지 않는다.

 

 

  따라서 상법 개정을 시작으로,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의 원인이 되는 상속세제 개편 등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기 위한 후속 개혁들이 일관성 있게 추진되어야 한다. 일본의 사례가 주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주가 부양을 위한 단기 처방이 아니라 투명한 지배구조와 주주 중심 경영이라는 원칙을 향한 길고 고통스러운 구조개혁의 과정이야말로 자본시장의 장기적인 신뢰를 얻는 유일한 길이라는 점이다. 코스피 4,000 시대는 축배를 들 때가 아니라, 한국 자본시장의 근본적인 개혁을 완성해야 할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할 때이다.


 

5. 일본과 한국의 접근법 비교

 

  양국의 기업 거버넌스 개혁 접근법의 차이는 아래 표를 통해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왜 일본 증시가 장기적인 신뢰를 얻고 있는 반면, 한국의 정책은 이제 막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했는지를 보여준다.

 

구분 일본 (아베노믹스 시대 개혁) 한국 (최근 정책 변화 포함)
추진 기간 및 일관성 10년 이상 장기적이고 일관된 압력 초기 정책은 단기적이었으나, 최근 상법 개정 등 장기적 개혁 시작
핵심 추진 주체 및 방식 도쿄증권거래소(TSE) 주도의 강력한 압박,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정부·국회 주도의 법률 개정(상법)을 통한 제도적 변화 시도
강제성 및
이행 확보
PBR 1배 미만 기업 명단 공개(Name and Shame), 상장폐지 가능성 시사 법률 개정을 통해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등 강제성 확보 시작
법률적 기반 지배구조 코드와 관련 법규의 점진적 연계 및 정비 상법 개정으로 핵심 법률 기반 마련 착수
정치적 의지 및 위상 국가 장기 성장 전략의 핵심축으로 설정 자본시장 선진화를 국가적 과제로 격상, 장기적 체질 개선 의지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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