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2025년 10월 27일 매일경제와의 서면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글입니다. 관련 기사는 말미에 추가해 두었으니, 관심이 있는 분들의 많은 참고 바랍니다.
질의 5. 다케이치노믹스가 본격화할 경우, 일본 경제는 장기 디플레이션에서 완전히 벗어나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십니까? 미중 패권 경쟁,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급변하는 대외 환경 속에서 한일 양국이 경제 파트너로서 상호 윈윈하기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1. 일본, 장기 디플레이션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을까? 생산성의 과제
‘다케이치노믹스’를 포함한 일본의 모든 거시경제 정책의 궁극적인 성공 여부는 단 하나의 변수, 즉 ‘생산성 향상’에 달려있다. 최근 일본 경제는 2% 목표를 상회하는 물가 상승률을 기록하며 표면적으로는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인플레이션의 ‘질’이다.
현재의 물가 상승은 엔저로 인한 수입물가 급등이 주도하는 ‘비용 인상(cost-push) 인플레이션’의 성격이 강하다. 이것이 실질 임금 상승, 소비 증가, 투자 확대로 이어지는 ‘수요 견인(demand-pull) 인플레이션’이라는 선순환 구조로 전환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아직까지 실질 임금은 마이너스 영역에 머물러 있어 그 전망은 불투명하다. 노동시장 개혁, 규제 완화, 혁신 생태계 조성 등을 통해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데 실패한다면, 일본 경제는 장기 침체로 회귀하거나 혹은 저성장·고물가가 공존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덫에 빠질 위험이 있다. 따라서 안정적인 성장 궤도 진입은 아직 확신할 수 없는, 일본 경제의 가장 중대한 과제로 남아있다.
2. 변화하는 관계: 수직적 관계에서 수평적 관계로
한일 경제 관계의 역사는 극적인 변화를 거쳐왔다.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1980년대까지는 일본의 자금과 기술이 한국으로 일방적으로 이전되는 ‘수직적 관계’가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1990년대에 들어 한국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일본은 기술 이전에 따른 ‘부메랑 효과’를 경계하기 시작했고, 양국 관계는 점차 경쟁적 관계로 전환되었다.

그리고 오늘날, 한국의 1인당 GDP가 여러 지표에서 일본을 추월하거나 대등한 수준에 이르면서 양국 관계는 선진국 대 선진국의 ‘수평적 관계’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이러한 변화는 양국 모두에게 과거의 낡은 인식을 버리고 새로운 관계 설정을 요구하고 있다.
표 1. 60년대부터 2024년까지의 한국과 일본의 GDP와 GNI 추이
| 연도 | GDP 추이 | GNI 추이 | ||
| 대한민국 | 일본 | 대한민국 | 일본 | |
| 1960 | 158 | 479 | 120 | 610 |
| 1970 | 279 | 1,971 | 280 | 1,880 |
| 1990 | 6,610 | 25,957 | 6,450 | 25,380 |
| 2000 | 12,257 | 38,555 | 11,030 | 36,910 |
| 2010 | 23,079 | 44,635 | 22,280 | 44,960 |
| 2011 | 25,098 | 48,112 | 23,580 | 48,580 |
| 2012 | 25,459 | 48,604 | 25,650 | 48,470 |
| 2013 | 27,180 | 40,516 | 26,970 | 41,170 |
| 2014 | 29,253 | 38,071 | 28,160 | 38,820 |
| 2015 | 28,737 | 34,525 | 28,720 | 35,740 |
| 2016 | 29,280 | 39,059 | 29,330 | 39,670 |
| 2017 | 31,601 | 39,068 | 30,290 | 39,640 |
| 2018 | 33,447 | 39,833 | 32,740 | 40,440 |
| 2019 | 31,902 | 40,404 | 33,830 | 41,950 |
| 2020 | 31,721 | 40,041 | 33,040 | 40,940 |
| 2021 | 35,126 | 40,059 | 35,180 | 43,670 |
| 2022 | 32,395 | 33,911 | 36,160 | 42,450 |
| 2023 | 33,121 | 33,834 | 35,490 | 39,030 |
| 2024 | (전망) 약 34,000+ | 약 34,000+ | (발표치) 36,624 | 약 34,500 |
참고) World Bank (Macrotrends 기반), 한국은행 발표(Korea.net), 일본 추정치(Korea.net), IMF 및 주요 기관 전망치 종합
3. 가장 시급한 과제: 실용주의에 입각한 인식의 대전환
미중 패권 경쟁,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공동의 인구 위기 등 급변하는 대외 환경 속에서 한일 양국이 경제 파트너로서 상호 ‘윈윈’하기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는, 과거의 역사적 앙금이나 소모적인 경쟁의식을 넘어 실용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은 일본과의 관계를 제로섬 게임으로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필자는 모든 역사 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추구하는 ‘종교인’과 같은 접근 방식 대신, 갈등은 관리의 대상으로 인정하고 실질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법률가’와 같은 실용적 접근이 필요하다. 일본 역시 한국을 더 이상 한 수 아래의 파트너로 여기는 낡은 시각을 버리고, ‘가치를 공유하는 신뢰할 수 있는 선진국’으로서 동등한 파트너로 인정하는 인식의 전환이 시급하다.
4. 결론: 다음 세대를 위한 파트너십 구축
결론적으로, 성공적인 한일 경제 파트너십은 첨단산업 분야에서의 거창한 협력 선언이 아닌, 양국의 이해관계가 명확히 일치하는 영역에서의 꾸준하고 조용한 협력을 통해 구축될 것이다. 고령화 사회 관리, 기후변화 대응과 같은 공동의 과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양국 청년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노동시장 통합과 같은 혁신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그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잦은 정치적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하며 상호 호혜적인 경제 관계를 구축하는 길이다. 이제 우리의 목표는 일본을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이라는 선행 교재로부터 학습하고 때로는 반면교사로 삼으며, 다음 세대를 위한 더 나은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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